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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의 골을 조롱하지 마세요!




미국에서는 EPL 경기 대부분을 낮에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TV에서는 잘 방송해주질 않지요. MSL이 몇년 전부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뉴스에서는 그러지만 사실 아직 축구가 설 자리가 없는 듯 합니다.

사계절 프로스프츠를 즐기는 나라이니 봄 부터 겨울까지 볼 거리가 끝이질 않지요. 지금 한겨울인데, 9월에 시작된 미식축구가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NBA도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NBA와 비슷한 시기에 맞추어 아이스하키도 시작되었구요. 프로농구와 아이스하키가 봄에 끝나면 이미 메이저리그 야구가 시작되어 있습니다. 물론 1월에 시작된 PGA 골프도 한창이구요. 그러니 이제 시작하는 프로축구는 아직 썰렁한 수준이지요. 오히려 EPL이나 라리가가 훨씬 인기가 많지요. 

여튼 방금전 끝난 맨유 vs 아스널 경기를 인터넷을 통해 봤습니다. ESPN 인터넷 중계를 볼 수 가 있어서요. 케이블 회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학교에서는 볼 수 있네요. 음.. 학교. 학생은 아닙니다만 ㅎㅎ

빅4의 위용을 자랑하려는 지 90분 내내 치열하게 싸우더군요. 1경기를 더 치렀지만 아스널이 1위이고, 맨유는 3위이니 이 경기에 따라 1위자리가 다르게 결정될 수 있으니 더욱 치열했던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단연, 오늘의 주인공은 박지성이었습니다. 경기는 1:0으로 맨유의 승리로 끝났고 박지성의 골은 그대로 결승골이 되었습니다.

전반 5분쯤 남겨놓고 나니가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가 크로스를 올렸습니다. 박지성쪽을 향했지요. 그런데 수비수를 맞고 약간 굴절이 되었는데 박지성이 감각적으로 몸을 비틀며 머리를 갖다 댄 슛이 골대 왼쪽으로 붕 떠 날아가 골포스트를 맞고 그대로 골이 되었습니다.

아마 인터넷에서는 말들이 많을 겁니다. 뉴스에서야 감각적인 슛, 환상의 슛 등 당연히 좋은 말을 쓰겠지만, 네티즌들은 뽀록, 안면슛, 뒷걸음치다 쥐잡않느니 하면서 조롱도 할겁니다.

제가 보기엔 멋진 골이었습니다. 슬램덩크의 강백호가 선보였던 말그대로 안면슛은 불가항력적인 상태에서 공이 안면으로 날아와 골대로 들어간 반면, 박지성의 슛은 공의 굴절을 보고 몸이 따라가서 머리로 공을 어떻게든 맞춘후 비틀어 공을 골대쪽으로 보냈으니까요. 맞은 부위는 제 판단에 안면과 머리 사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게 진정한 안면슛이지요. 



무엇보다 1위자리 싸움에서, 박지성의 그 감각적인 1골로 승리를 거머쥐었고, 한게임 덜치르고도 아스널과 첼시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으니까요. 지난번 울버햄튼의 선제골, 결승골 이상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피츠버그에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해가 없는 우울한 계절이 왔다는 소리이지요. 오늘도 아침부터 눈발과 바람이 세차게 몰아치고 있네요. 이 우울한 계절에 박지성의 골은 금방 마음을 환하게 하는 군요. 땡쓰얼랏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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